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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혁신] 혁신에 이르는 방법

애플(Apple)의 창업자이자 CEO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핫뉴스였다. 하지만 이미 그가 수년 전부터 췌장암 등으로 투병해 왔으며, 올 초 다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무기한 병가를 제출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고, 따라서 그가 퇴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즉 이번에 그가 공식적으로 애플의 CEO 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것은 어찌 보면 이러한 세간의 지배적인 예측을 확인해 준데 불과하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퇴임이 화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애플을 경영해 온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회사, 혹은 그 회사들을 경영하는 수많은 CEO 중 한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플과 잡스는 인터넷, 네트워크, 모바일 등 비즈니스의 뉴패러다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으며, 비즈니스 세계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온 혁신과 창의성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애플은 최근 수년간 각종 미디어, 언론을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이었으며, 스티브 잡스는 벤처의 신화를 꿈꾸는 모든 창업자들의 우상이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유수기업의 경영자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이었다.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혁신적인 경영철학, 그리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상품들을 통해 기존의 시장을 뒤흔드는 경영 및 상품 전략은 언제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스티브 잡스가 비즈니스의 땅에 뿌려놓은 씨앗은 혁신과 창의성이다. 애플의 놀랄 만한 성장의 열매가 바로 이러한 혁신성에서 비롯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많은 기업의 경영자들이 애플의 혁신성을 벤치마킹하면서 자신들도 잡스와 같은 혁신가(Innovator) 혹은 애플과 같은 혁신성이 주도하는 조직(Innovation driven organization)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애플의 혁신과 창의성은 모방될 수 있는 것들인가. 만약 그렇다면, 혁신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 혁신에 이르는 방법 - 새로운 가치체계의 수혈


사실 조직의 혁신성에 대한 논의는 일찍부터 이루어져 왔다. 가장 대표적인 연구자로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을 빼놓을 수 없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으로도 유명한 그는 2000년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논문에서, 성공적인 혁신을 이룬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 간의 차이에 관한 연구에 기반하여, 조직이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의 능력(Innovation capabilities)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이 혁신의 능력을 좌우하는 요소로서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적 자원(Resource), 업무 프로세스(Process), 그리고 혁신에 헌신할 수 있는 조직적인 가치(Value)가 포함된다고 하였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이 논문을 발표했던 2000년도는 전 세계적으로 닷컴열풍이 한창이었던 시기로서, 많은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한 사업과 전혀 다른 인터넷 기반의 혁신적인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였던 시기였다.

그러나 순수한 벤처기업들과는 달리, 기존의 조직 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추진하던 신사업들은 추진과정에서 내부적인 벽에 부딪혀 좌초하거나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러한 실패의 원인이 물적, 혹은 인적자원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기 보다는 그러한 혁신적인 사업을 뒷받침하는 사고방식이나 철학이 기존 전통기업의 것들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혁신성과 거리가 먼 기존의 가치를 가지고는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이고,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인다고 해도 결코 혁신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한 분사나 매각 등을 통해 기존의 조직과 분리된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아니면 이런 혁신의 능력을 가진 기업들과의 합병을 통해 새로운 가치체계를 수혈해야 할 필요가 있다.



■  혁신에 이르는 방법 - 혁신의 DNA

브링엄영 대학의 제프리 다이어(Jeffrey Dyer) 교수는 크리스텐슨 교수와 함께 쓴『Innovator’s DNA』라는 논문을 통해, 앞에서 말한 스티브 잡스나 아마존(Amazon.com)의 제프리 베조스(Jeffrey Bezos)와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맨들에게는 그들만의 공통적인 다섯 가지 특성들이 있다고 보았다.
그것은 묻고(Questioning), 관찰하고(Observing), 실험하고(Experimenting), 네트워킹하며(Networking), 통합(Associating)하는 혁신의 DNA다. 사물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실행력, 자기만의 아집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오픈 마인드, 여러 경로를 통해 습득한 정보와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종류의 아이디어를 엮어내는 탁월함은 이런 DNA의 산물이다.


혁신가들의 DNA는 개인차원을 넘어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다. 물론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이러한 혁신가의 특성을 가지고 조직 전반을 이끌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러한 가치와 마인드가 조직 각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결코 그 조직은 혁신적인 조직이 될 수 없을 것이기에, 아무리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다.

     
 
혁신에 이르는 세 가지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혁신적인 가치가 조직 전반의 유전자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최근호는 다트머스 대학(Dartrnouth College) 비즈니스 스쿨 고빈다라얀(Vijay Govindarajan) 교수의 말을 인용, 애플과 같은 혁신성은 충분히 모방할 수 있으며, 다른 여타의 조직들도 의도적인 노력에 의해 혁신적인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소개하고 있는 혁신에 이르는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야 한다. 흔히 미국 조직은 매우 리버럴한 분위기에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각 개인의 업무와 책임의 범위가 너무나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나 사업 전반에 관한 전략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이지 결코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전략이나 사업의 경우 상명하달식의 관료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직 전반에 걸쳐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창의적이고 혁신적
인 조직으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렇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러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역시 중요하다.

애플과 함께 대표적인 혁신 기업으로 꼽히는 구글(Google)의 경우, 기술직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이 그들의 업무시간의 20%를 그들이 스스로 설정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Gmail을 비롯하여, Google Wave, Google Buzz, Google Plus와 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모든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10%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 쓰도록 보장하고 있는 3M에서 포스트잇과 같은 대박상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조직 내의 아이디어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프로세스 차원에서의 뒷받침은 가장 결정적인 요소이다.

사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것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조직이 혁신에 이끌리는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제나 비누와 같은 생활용품을 생산하고 있는 P&G의 경우, 과거에는 신상품의 성공률이 15% 정도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었다. P&G의 경영진은 이렇게 신상품 개발의 사업화 실적이 저조한 이유가 새로운 상품 아이디어에 대해 업무 프로세스 차원에서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한데 있었다는 판단 하에, 혁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팀 차원에서 신상품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업무절차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매뉴얼로 만들어 신상품의 성공률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 혁신의 DNA는 후천적 능력

혁신의 DNA는 소수의 선구자들만이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자가 아니다. 그것은 창의성과 혁신성이 현재 그리고 미래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필수동력이라는 것을 깨달은 경영자 및 조직 구성원 모두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개발될 수 있는 후천적 능력임에 분명하다.
물론 단시간 내에 조직의 체질이 변화
하는 데는 그만큼의 비용과 노력이 들겠지만, 그렇게 확보된 혁신성이 조직 전반에 체화되었을 때, 그것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보여준 것처럼, 결코 쉽게 무너질 수 없는 조직의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의 미래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낙관하고 있는 것도, 잡스의 혁신적 유전자가 이미 조직 전반에 공유되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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