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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로 돌아온다

평생 목수 일을 해온 나이 많은 목수가 어느 날 은퇴를 결심했다. 건축회사의 사장은 은퇴를 결심한 목수의 이야기를 듣고 목수의 실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말렸지만 목수의 결심이 확고해 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장은 목수에게 마지막으로 집 한 채를 지어달라는 부탁을 한다.

목수는 사장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어려워 집을 짓기 시작하지만 이미 일에서 마음이 떠난 목수에게 집짓기는 얼른 끝내고 싶은 귀찮은 일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짓는 집이 제대로 지어질 리 없었다. 빨리 집을 짓고 떠나고 싶은 마음에 목수는 재료도 신경 쓰지 않았고, 공정도 정확하게 지키지 않았다. 말 그대로 대충 집을 지어 사장에게 보여주고는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데 사장이 집 열쇠를 목수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집은 그동안 열심히 일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자네에게 주는 것이니 어서 받게나.”

열쇠를 받은 목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마 ‘이럴 줄 알았으면 최선을 다해 신경 써서 잘 지을 걸’ 하며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평생 집 걱정 없이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이제는 끝인데 뭐 어때?’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마무리가 중요하지만 이직이나 전직을 위해 직장을 떠나야 할 때라면 앞서 본 목수의 이야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그만 둔다고 생각하면 목수처럼 대충 적당히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다. 하지만 마무리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로 돌아온다.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일례로 J기업을 퇴사 한 후 C기업으로 이직한 진태만(가명) 대리는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놓지 않고 퇴사해 전 직장에서 업무와 관련한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새로 이직한 직장의 문화와 업무를 파악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전 직장에서 걸려오는 문의전화까지 받아 해결해야 하니 성가시고, 신경이 쓰여 짜증이 나지만 도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해놓고 퇴사한 거냐는 전 직장 동료들의 원성에 할 말이 없어 최대한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인수인계를 철저하게 하고 업무 마무리도 잘 하고 올 걸’ 하며 뒤늦은 후회만 할 뿐이다.

나윤석(가명) 과장도 퇴사를 하며 송별회 자리에서 그동안 쌓인 불만을 상사에게 이야기했다가 큰 후회를 하게 되었다. 회사를 나가니 이제는 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속 시원히 할 말 다하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상사에게 그동안 어떤 불만을 갖고 있었는지 말하며 앞으로 직원들에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훈계까지 했는데 1년 후 중요한 거래처의 관계자로 전 직장 상사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송별회 자리에서 자신에게 쌓인 불만을 이야기하며 훈계까지 하려고 든 나윤석 과장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는 전 직장 상사는 일이 진행될 때마다 트집을 잡아 진땀을 빼게 하고 있지만 전에 한 행동을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몰라 나윤석 과장은 그저 속만 태울 뿐이다.

사람의 진가는 떠난 다음 제대로 평가된다고 한다. 대부분 마무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이 많은 어느 목수의 이야기처럼 은퇴 후 날림으로 지은 집이 아닌 100년을 살아도 문제없는 튼튼한 집을 받고 싶다면 ‘참 좋은 사람이었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멋진 뒷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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