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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록적인 한파로 출근 시간대 지하철 2호선이 전기장치 고장으로 멈춰서버린 일이 있었다. 2호선을 타고 있던 직장인 대부분이 그날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직장인들의 아침 대화 소재는 단연 지하철 고장에 따른 출근길 대란이었다.

사연도 가지각색. K사원은 지하철에서 운행 지연 방송이 들리자마자 지하철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탔다고 한다.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가는 분명 지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하철 안에 있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몰리면서 버스를 타기도 쉽지 않았다. 더욱이 버스는 탑승 승객의 규모가 지하철보다 작아 몇 십분을 추위에 떨며 기다려야 했다. 반면에 P대리는 ‘나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졌지만 밖의 상황 역시 한꺼번에 몰린 승객들로 혼잡할 것이라 생각해 지연이 되더라도 지하철에서 기다리는 판단을 했다.

이 두 사람의 출근 시간차는 고작 5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교통 대란의 체감 정도는 K사원이 P대리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였다. 당장 앞에 놓인 상황만을 보았을 때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고자 한 K사원의 판단은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추운 날씨 속에 버스를 갈아타며 어렵게 출근한 K사원의 과정은 그다지 효율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노력대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효율적으로 살아가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어느 만화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딸에게 ‘세 수 앞을 내다보라’고 이야기 한다. 어떤 일을 하기 전 세 수 앞을 볼 수 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세 수 앞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발 앞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바뀔 것이다. 당장의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은 침착하게 앞을 내다보고 행동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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