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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기업들의 하반기 정기 공채가 시작됩니다. 세계 경제 침체 속에 그 어느 해 보다도 취업문은 더 좁고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업의 채용은 있을 것이고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지원자도 분명 있습니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취업 목표에 맞춰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진짜 취업 전쟁은 면접장에서 싸워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면접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강력한 무기(강점)를 바탕으로 다른 지원자를 물리치고 면접관에게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히려 실수를 하지 않고 면접관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받아 살아남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이 더 현명할까? 실수 때문에 면접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하반기 치열한 취업전쟁을 준비할 구직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합니.



  인턴십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첫번째 사례, 지원자들이 면접장에 입장했습니다. 늘 그랬듯 필자는 자기소개를 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 중 한 지원자가 이렇게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저는 대학시절 OO회사에 인턴을 했으며,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입사한다면 제게 주어진 일을 다른 지원자들 보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소개를 들으면서 입사지원서를 유심히 들여다봤습니다. 입사지원서 내용 그대로였습니다. 인턴십 경험, 인턴십 동안 행한 업무 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었고 그 업무가 필자가 재직 중인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지원자가 자기소개에 언급한 회사는 필자가 몸 담고 있던 회사의 경쟁사였습니다. 귀가 번쩍 뜨였고‘, 아! 이 지원자에게 이것을 질문해야지’하고 입사지원서 모퉁이에 표시 해 뒀습니다.

개별 면접이 시작됐습니다. 다른 면접관들의 질문이 끝나고 앞서 자기소개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 발표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지원자께서는 우리 경쟁사인 A사에서 인턴십을 했다고 했는데 어느 부서에서 어떤 직무를 수행 하셨습니까?”

지원자는 “네, 저는 A사 영업관리팀에서 인턴십을 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덧붙여 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지원자는 “인턴이라 선배 사원들의 보조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원자는 흐트러짐 없이 답변하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지원자께서는 수개월 동안 A사에서 인턴십을 했는데 A사에도 입사지원 하셨죠?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지원자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뭇거리더니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왜 탈락한 것 같습니까?라고 묻자 지원자는 잠시 동안 답변을 하지 않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얼굴은 제법 상기된 채로….

잠시 후, 지원자는 그 회사와 자신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풀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필자는 이 지원자를 불합격시켰습니다. 지원자는 처음부터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습니다.

더불어 추측하건데 인턴 기간 동안 경쟁사 관계자들에게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경쟁사는 우수한 인재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쟁사가 불합격 시킨 인력을 우리가 굳이 채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원자는 인턴십이라는 자체가 입사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인턴십이라는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때론 역효과를 볼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취업 면접에서 직무와 관련 없는 자격증은 오히려 독이 된다.


 
다음 사례는 지원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의 자격증이 입사지원서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공정개발 지원자 면접을 할 때였습니다. 지원자의 성적은 중상위권이었고, 영국 어학연수 경험으로 어학 점수도 꽤 높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분명 좋은 지원자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격 항목에 투자상담사, 선물거래사 등 금융 분야 자격증이 세 개나 있었습니다. 자기소개 후 개별질문 시간에 필자는 왜 금융 분야 자격증을 취득했는지 물었습니다.

지원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회사에 필요할 것 같아서 취득했다고 답했습니다. 필자는“자격증이 하나도 아니고 세 개씩 취득한 것으로 보아 금융 분야에 관심이 더 많은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지원자는 머뭇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취득했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필자는“이공계 학생으로서 공정개발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데 그럼 공정개발 분야와 관련해 우리 회사 공정 프로세스에 대해 아는 대로 답변을 해 보라”고 물었습니다.

잔뜩 긴장한 지원자는 자신 없는 표정으로 수업 시간에 한 과목 정도 수강은 했지만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습니다. 필자는 지원자가 관심을 갖는 직무는 공정개발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재직 중 언제라도 금융 분야로 전직할 수 있는 지원자라고 판단했습니다. 필자 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면접관들도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지원자는 면접에서 탈락했습니다.




  포장을 할 때에는 자신과 맞는 포장지를 써야한다.

 
필자가 인사팀장으로 재직 시, 아래 예로 든 지원자들을 만나면‘왜 이런 내용들을 입사지원서에 썼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탈락했습니다.

자신을 포장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준다고 해도 인턴십 경험, 특히 훌륭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인턴십이나 지원한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곳의 인턴십을 내세운다면 득보단 실이 더 많다는 것을 위 사례는 보여줍니다.

 또 자격증이 스펙을 살찌우는 수단으로 아무리 인정을 받는다 할지라도 정작 자신이 지원한 직무 분야와 관련성이 없다면 합격과는 오히려 담을 쌓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능력에 걸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전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턴십이나 자격증으로 지나치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 것은 합격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통과하는 데 있어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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