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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석(31세)씨는 8개월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다시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100대 1일 넘는 경쟁률에 연령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경쟁률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생각과 더 이상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기댈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은 있지만 직장생활 경험은 없기에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다행히 교육 관련 기업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취업만 되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머리 속에 떠올렸던 직장생활과 현실은 달랐다.
 
신입으로 입사했기 때문에 복사나 짐 나르기와 같은 단순 업무는 모두 윤씨의 몫이었고, 함께 입사한 동기들은 자신보다 3~5살 정도 어리다 보니 자신을 어려워했다. 특히 같은 또래인데 연차가 3년 정도 된 선배나 이미 대리로 승진한 상사를 보니 직장생활을 하기엔 자신은 너무 늦게 출발했다는 생각에 결국 좀 더 시간은 걸리겠지만 처음 뜻을 두었던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윤씨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공무원이 되지 못한 아쉬움 속에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더 값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늦깎이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언제 대리를 달고, 과장, 차장으로 승진을 하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것이라면 나중에 공무원이 되지 못한 것보다 더 큰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그리고 윤씨처럼 공무원 준비를 하는 공시생들이 크게 늘면서 늦깎이 신입사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아직까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속에서 나이 많은 신입사원으로 생활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왠지 모르게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늦게 시작했기에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크다. 하지만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끝도 늦는다는 법칙은 어디에도 없다.

특히 능력주의 인사관리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입사 후 2년 만에 팀장이 되거나, 30대 젊은 나이에 이사로 승진하는 사례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늦었다고 주눅들지 말고 늦었기에 1.5배 더 많이 배워나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직장생활을 해나간다면 반드시 원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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