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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B기업에 다니는 광고기획사 부장과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업계에서 상당한 실력을 발휘하며 능력가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술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녀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구보다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술을 잘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주량을 늘리기 위해 한동안 매일 밤 소주 한잔씩을 마셨다고 한다. 노력 덕분이었는지 실제로 그녀의 주량은 업계에서도 당해낼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매우 세다는 정평을 얻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한번은 주량이 너무 약해 걱정이라는 한 대학생의 고민을 듣게 된 적이 있다. 취업을 하면 각종 회식자리에 참석해야 하는데 술을 잘 못 마시면 상사나 선배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말을 주위에서 들어 취업하기가 겁이 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술을 적당히 마실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실제 회식자리나 업무와 관련한 술자리에서 술을 못 마신다며 잔을 받지 않고 멀뚱히 앉아있다면 자신으로 인해 그 자리가 어색해 질 것도 같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적당히 술을 마시며 분위기를 맞출 줄 알아야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공감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은 필수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러한 술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분위기를 잘 맞출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지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술은 잘 마시지 못하더라도 술 마시는 분위기에 맞춰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진석 차장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지만 한번도 술자리에 빠진 적이 없다. 술잔에 소주 대신 사이다를 채우고 누구보다 그 분위기를 즐김으로써 주위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심지어 몇몇 사람은 박 차장이 사이다를 마시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주량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술자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술이 아니라 분위기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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